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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기억상실증(Infantile Amn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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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121.♡.164.9) 작성일16-12-16 01:00 조회1,3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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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맞는 것을 별로 겁내지 않는 어른들일지라도 주사기를 든 간호사 앞에서 생글생글 웃기란 힘들다. 하지만 아기들은 다르다. 한 달 전에 갔던 병원의 같은 간호사가 주사기를 든 채 다가와도 엄마가 불안한 낌새를 주지 않는 한 아기들은 미리부터 울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기들은 한 달 전에 맞았던 주사의 아픔과 그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일지라도 자신의 삶에서 서너 살 이전의 일들은 대부분 기억해내지 못한다. 이처럼 사람의 초기 몇 년 동안의 기억에 공백이 발생하는 증상을 ‘유아 기억상실증(infantile amnesia)’이라 한다.

유대인들은 아기가 태어난 지 8일 만에 포경수술을 했다. 다른 문화권에서도 유아들에게 고통스런 시술을 서슴지 않고 행하곤 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유아 기억상실증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유아 기억상실증을 태어날 때의 고통스런 초기 사건들과 반응들을 다루기 위한 자아 방어적 노력의 정상적인 망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기억이란 게 원래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기 마련이지만, 유아 기억상실증의 경우 시간에 의한 기억력 감퇴와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70살 먹은 노인의 경우 50년 이상 만나지 않은 학교 동창들을 기억할 수 있지만, 10살짜리 꼬마들은 6~7년 전의 친구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럼 왜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걸까. 경우의 수는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처음부터 아예 저장되지 않는 경우다. 뇌의 특정 회로에는 장기 기억이 저장되는 곳이 따로 있다. 그러나 유아들은 아직 그 회로가 성숙되지 않아 유아 때의 경험이 저장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실험결과 유아기 때도 뇌는 정보처리 능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7년 에모리대학의 로빈 휘부쉬 교수팀은 만 2세 6개월의 아기들도 6개월 이전의 특별한 사건을 기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럼 이제 경우의 수는 하나밖에 남지 않는다. 저장되지 않는 게 아니라 그때의 기억들은 저장되어도 나중에 다시 끄집어낼 수 없을 만큼 망각된다는 것이다.

2세 전후의 극적인 사건들을 기억하는 어른들도 가끔 있지만 대부분은 3세 6개월 이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듀크대학교의 심리학과 바우어 교수의 1999년 연구에 의하면, 일반인의 경우 평균 만 3세 6개월 때의 기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 왜 우리는 우리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유아들은 언어 기능이 없어

 

이에 대해서는 논리력과 언어력으로 설명한다. 즉, 유아기에는 논리적인 사고력과 언어적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기억 재생능력이 약하다는 설명이다. 어떤 상황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시간적 흐름에 맞춰 순차적이면서 논리적으로 머릿속에 저장해야 하는데, 유아들은 감각적으로 그 순간을 받아들일 뿐이다. 더구나 어떤 상황과 사건의 개연성을 언어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기억으로 남길 수 있지만, 유아들은 언어 기능이 없다. 그럼 유아들은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니 약간 소홀히 대해도 되는 걸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답은 100% ‘No’이다. 유아기의 일이 기억나지 않는 것은 기억이 불안정한 방식으로 저장되기 때문이지 그때의 기억이 정말 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즉, 유아기의 일은 의식적으로 회상할 수는 없지만 행동을 통해 기억되는 암시적 기억으로 남아 있다.

암시적 기억이란 피아노를 치거나 옷을 입는 것 등 일상생활 속에서 의식하지는 않지만 기억하고 있는 것들을 의미한다. 따라서 학대를 당하거나 공포스러운 감정, 그리고 이와 반대로 행복하고 즐거웠던 경험 등은 무의식 속에 그대로 남아 평생 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여러 연구결과들에 의하면 유아기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큰 불행을 겪은 사람들일수록 성장한 후 우울증과 불안, 만성피로증후군, 기억력 감퇴 및 인지능력 손상 등에 시달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대나 폭력 등 어린 시절에 받은 정신적 충격이 DNA를 후생적으로 변이시키거나 신체 및 뇌의 스트레스 대응 방식을 영구적으로 변경시킬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예를 들어 유아기 때 부모의 부부싸움이나 엄마의 우울증 등 고도의 스트레스에 노출되었던 어린이의 경우 4살이 되면 침 속에 포함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농도가 증가해 공격성과 충동성, 행동장애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또 그렇게 코르티솔의 농도가 높아진 아이들이 청소년으로 성장했을 때 편도체와 전전두엽 복내측 피질 간의 연결성이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도체는 공포와 정서를 담당하며, 전전두엽 복내측 피질은 편도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새롭게 형성된 뉴런이 저장된 기억들을 없애

 

그런데 최근 유아 기억상실증의 근본적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적인 아동병원 ‘하스피탈 포 식 칠드런(Hospital for Sick Children)’의 뇌신경학자 폴 프랭클랜드 박사와 시나 조셀린 박사가 지난 8일 사이언스 지에 게재한 논문에 의하면, 기억 형성에 관여하는 뇌의 해마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뉴런이 저장된 기억들을 없애버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 좋은 기억력을 가지기 위해 새로운 뉴런이 만들어진다는 게 기존 과학계의 입장이었음에 비추어 볼 때 이 연구결과는 상당히 충격적이다. 연구를 진행한 조셀린 박사는 “기억은 회로에 기반을 두고 있으므로 새로운 회로를 증설할 경우 과거의 기억은 파괴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새로 만들어진 뉴런이 오래된 기억을 지움으로써 새로운 기억을 위한 길을 내주는 유용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쥐에게도 유아 기억상실증이 있다. 어른 쥐의 경우 전기쇼크를 가할 경우 몇 주 동안 공포스러운 경험을 기억하지만 갓 태어난 쥐들은 그런 부정적 경험을 하루 만에 잊어버린다. 연구진은 어린 쥐를 화학적 및 유전적으로 처리해 학습이 일어난 후 새로운 뉴런의 증식을 차단한 결과, 기억의 존속 기간이 길어진다는 걸 알아냈다. 반대로 어른 쥐에게는 뉴런의 발생을 촉진시키는 운동을 4~6주 동안 규칙적으로 시행한 결과, 기억의 존속 기간이 짧아지는 것으로 드러난 것.

인간은 물론 쥐를 포함한 많은 포유류 동물들은 평생 동안 해마에서 새로운 뉴런을 만들어내는데, 그 생성속도가 처음엔 매우 빠르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느려지는 특성을 보인다. 연구진이 기니어피그와 칠레산 설치류인 데구를 대상으로 동일한 실험을 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결론을 얻은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유아기 때 급격히 이루어지는 해마의 발달이 유아 기억상실증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단서로 떠오르게 됐다.

 

출처: The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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