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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효과, 자기절제력 + 신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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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121.♡.164.51) 작성일16-05-01 09:39 조회1,5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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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효과...우리가 잘 몰랐던 후속 실험들

 

이고은 2014. 04. 08

 

'마쉬멜로 효과' 너무나 강력한

1960년대에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심리학자 월터 미셸(Walter Mischel)과 동료 연구원들과 함께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즉각적 유혹을 견디는 학습에 대한 연구였는데 이들은 네 살짜리 아이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특별한 실험 방법을 생각해 냈다.[1]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를 한 번에 한 명씩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마시멜로 사탕이 하나 들어 있는 접시를 보여주고 조건을 이야기한 다음에 아이한테 방에 혼자 기다리도록 했다. 그 조건이란, 언제든 원할 때 마시멜로를 먹을 수는 있지만 선생님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먹지 않으면 마시멜로를 하나 더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떤 아이들은 선생님이 나가기가 무섭게 그 자리에서 마시멜로를 먹어버렸다. 어떤 아이들은 먹지 않으려고 나름 애썼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먹어버렸다. 또 어떤 아이들은 15분을 고스란히 기다려서 마시멜로를 하나 더 받기도 했다.

약간의 개인차는 존재하지만 네다섯 살 남짓 아이들은 간식을 먹기 전 평균 512.8초 동안 기다릴 수 있으며 이는 9분이 채 안 되는 시간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미셸 연구팀은 실험이 있은 지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자인 미셸의 딸은 연구가 있었던 당시 실험을 수행했던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다. 실험이 끝나고 연구결과를 정리한 뒤에도 그는 딸아이에게서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듣게 되었다. 그리고 마시멜로 실험에서 기다리지 못하고 바로 마시멜로를 먹어버렸던 친구들이 학교 안팎에서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셸은 이런 사실에 일정한 패턴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시 연구에 착수했고, 15년이라는 긴 시간에 거친 추적 연구를 통한 종단연구법의 결과로 마시멜로 연구를 비로소 정리할 수 있었다.

네 살 무렵의 아이가 달콤한 마시멜로를 눈앞에 두고 먹지 않고 기다린다는 것은 분명 보통의 의지로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종단연구 결과에서는, 최대한의 의지력을 발휘해 15분이라는 시간을 끝까지 기다린 아이들이 그렇지 않았던 아이들에 비해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고, 친구나 선생님들에게 인기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사회성이나 대인관계가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들 사이에선 과체중도 없었고 마약 남용 등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더 낮은 것으로 추정되었다.[2] 이후에 많은 유사 연구들에 따르면 마시멜로 효과는 너무 강력해 지능지수와 같은 인지능력보다 훨씬 더 예측력이 우수했고, 인종이나 민족에 따른 차이도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3]

 

통계결과와 인과관계는 별개

마시멜로 효과는 어릴 때의 만족 지연 능력이 어른이 되었을 때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식으로 요약돼 확산됐다. 이런 점에서 보면 연구 결과가 보여주는 마시멜로 효과보다 거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 퍼져 나가는 마시멜로 파급 효과가 훨씬 더 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곤 한다.

연구의 결과가 담고 있는 의미는 너무도 간명하다. 기다릴 수 있는 힘, 인내심, 자기통제력이 있는 사람은 성공한 인생을 산다는 결론. 인생의 많은 것들은 어린 시절에 보이는 남다른 통제력으로 가늠할 수 있다는 이야기.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말이 들어맞는다. 간명하게 설명되는 덕분에 요즘은 마시멜로 실험이 많은 강연자들과 자기계발서 저자들이 자주 인용하는 단골 메뉴가 되었다. 마치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 마냥 많은 사람들에게 신조 아닌 신조를 만들어내고 있는 꼴이다.

마시멜로 효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내 주변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은 나중에 받을 마시멜로를 기다리며 참고 노력하는 아이였을 거라는 호언장담(?)을 하곤 한다. 화살이 꽂힌 뒤 과녁을 그리는 후견편파(hindsight bias)’의 전형이다. 이뿐만 아니다. 네다섯 살 남짓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자기 아이의 미래 운명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될까 봐 마시멜로 실험 결과에 전전긍긍한다. 실망스러운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될까 두려워, 마시멜로 실험을 시켜보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은 오죽할까. 그러면서도 내심 내 아이는 문이 닫히자마자 입 속으로 마시멜로를 홀랑 집어넣는 아이는 절대로 아닐 것이라 애써 믿는다. 아니 믿고 싶어 하리라.

심리학 실험 결과는 분명 마력을 가졌다. 그러할 만한 가능성과 통계적인 경향성을 두고서 마치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과 같은 설명과 설득이 충분히 가능하다. 믿고 싶은 이야기이거나 내가 예상하는 그림에서는 불행히도 더욱 그러하다. 인간이 단순하지 않고, 인생이 단조롭지 않듯이 인간의 사고과정을 연구하는 심리학 연구결과들은 분명 많은 변화와 기대할 수 있는 상관이 얼마든지 존재한다.

마시멜로의 절제력 이면의 신뢰 문제

 

마시멜로처럼 두뇌가 말랑말랑한 시절인 네 살 남짓 아이들의 실험 결과 이후에도 다른 설명이 보태지는 연구들이 쏟아져 나왔다. 마시멜로를 눈앞에 두고 기다릴 수 있는 아이와 기다릴 수 없는 아이를 만드는 요소는 무엇일까에 대한 가능성을 찾아보려는 것이다. 

미국 로체스터대학의 인지과학자 키드(Celests Kidd) 연구팀은 세 살 내지 다섯 살 사이 아이들 스물여덟 명을 데리고 컵을 꾸미는 미술 활동을 할 것이라 설명하고 크레파스가 놓인 책상에 앉게 했다.[4] 그러고는 조금만 기다리면 책상에 놓인 크레파스 외에 색종이와 찰흙을 줄 테니 기다리라고 했다 

몇 분 뒤 열네 명의 아이들에게는 색종이와 찰흙을 주었고 나머지 열네 명의 아이들에게는 색종이와 찰흙이 없다며 제공하지 않았다. 크레파스 이외의 미술 재료를 받은 아이들은 신뢰 환경을 경험한 아이들이 되고, 받지 못한 아이들은 비신뢰 환경을 경험한 아이들이 되도록 실험을 조작한 것이다 

이 두 그룹의 아이들에게 뒤이어 고전적인 마시멜로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에서는 신뢰 환경을 경험했던 아이들은 무려 평균 12분을 넘게 기다렸고, 열네 명의 아이들 중 아홉 명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다시 선생님이 올 때까지 마시멜로를 먹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에 비신뢰 환경을 경험한 아이들은 평균 3분을 기다렸고, 끝까지 기다리고 먹지 않은 아이는 단 한 명이었다 

선생님의 행동을 믿을 수 있다는 경험이, 평생의 성공적인 삶을 좌우한다는 마시멜로 실험을 노련하게 통과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또 다른 설명도 가능하다. 마시멜로를 홀랑 입에 넣어버린 아이들이 정말 통제력이 부족한 아이들일까? 참고 기다리면 마시멜로를 두 개 줄 것이라는 선생님의 말은 진실일까? 선생님의 말이 보장된 확증도 없는데 뭣 하러 기다리려 할까? 먹고 싶고 먹을 수 있을 때 맛있게 먹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었으리라 

어린 아이들이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무려 15분 넘는 시간을 기다릴 수 있게 하는 절제력과 통제력에는 이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어른과 사회가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과학은 이런 순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더 나은 상태로 발전한다. 더 나은 상태로의 발전이란, 매우 강력해 보이는 이론에서 결정된다기보다 하나의 이론을 좀 더 지혜롭고 현실

 

우리가 잘 몰랐던 마시멜로 후속 실험

 

마시멜로 실험을 했던 미셸 연구팀은 여러 가지 환경에서 다양하게 마시멜로 실험을 실시해 보았다. 실험의 결과는 참고 기다릴 수 있는 방법을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온 것이다.[5] 

후속 실험에서는 실험의 다른 조건들은 모두 동일하게 한 뒤, 마시멜로를 테이블 위에 그대로 올려 두거나 또는 보이지 않게 덮개로 덮어두는 조건을 만들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기다리는 동안에 재미있는 생각을 하고 있으라고 지시를 받는 경우와 나중에 받을 두 개의 마시멜로를 생각하고 있으라고 지시를 받는 경우로 나누는 조건을 만들기도 했다.    

마시멜로 후속 실험 방법은 1960년대에 처음 실시했던 마시멜로 실험에서 아이들이 참고 기다리는 동안에 하던 여러 가지 행동에서 착안했다. 가장 오래 기다렸던 아이들은 눈을 가리거나 머리를 팔에 대고 엎드려 있었다. 어떤 아이들은 식탁에서 등을 돌렸고, 노래를 부르거나, 손장난을 치거나, 시간이 빨리 지나가도록 하려고 잠을 청하는가 하면, 식탁 밑으로 기어들어가는 아이도 있었다는 것이다 

15분이라는 시간을 참을 수 있었던 의지력과 통제력은 자연스럽게 발휘된 타고난 능력들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절제를 위한 전략은 주위를 분산시키거나 다른 것에 집중하거나 애써 외면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혹은 터득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실제로 후속 실험의 결과는 놀라웠다. 마시멜로를 그대로 올려둔 조건에서는 평균 6분 정도를 기다렸지만, 덮개로 덮어두자 11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렸다. 게다가 재미있는 생각을 하고 있으라고 지시받은 아이들은 평균 13분 정도를 기다릴 수 있었고, 기다린 다음에 받게 될 두 개의 마시멜로를 생각하라고 지시받은 아이들은 4분이 채 되지 않은 시간 내에 마시멜로를 먹어버렸다 

아이들이 15분의 시간을 버티지 못한 이유는 유혹을 멀리하는 전략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마시멜로 실험은 어릴 때부터 스스로 마음을 통제할 수 있도록 경험을 통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연구이다. 절제력과 통제력은 어린 시절의 훈련을 통해 평생을 이롭게 하도록 만드는 인간의 능력이자 강점인 것이다.

 

과학으로 심리실험 보기

 

심리학은 행동에 관한 데이터에 기반을 두는 연구이다.[6] 우리가 과학으로서 인정할 수 있고 수용할 수 있는 관계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한 사건이 다른 사건과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관련되어 있음을 증명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과학의 지식체계에 잘 들어맞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 사건들 중 적어도 하나는 측정 가능한 행동이어야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심리학에서 연구 대상이 되는 행동은 인간행동이다. 더 나아가 인간의 마음과 행동은 가변적이다. 사람들은 정확한 반응을 반복하고 싶어도 종종 그렇게 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다. 어떤 경우에는 우리가 그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변산성(variability, 가변성)이라는 문제에서는 전형적으로 자연과학자들이 심리학자보다 더 쉬운 입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심리실험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려면 심리학이 지닌 나름의 과학적 특성을 제대로 알아야 가능할 것이다 

심리실험은 그 결과를 통해 명백히 맞고 틀림을 가리는 것이 아니다. 심리실험을 통해 얻은 이론은 가능할 수 있는 정도의 근거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마시멜로 실험 연구의 목적도 통제력이 있는 아이없는 아이로 구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연구가 보여주는 결과는 통계적 기법을 통해 정해진 적절한 수의 데이터에 대한 평균을 산출해서 얻은 것이다. 그 산출 결과가 제법 근거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만일 내 아이를 대상으로 실험해본 결과 내가 방문을 닫자마자 아이가 마시멜로를 먹어버려도 충동적인 성향이라 낙담하거나 아이가 커서 범죄자가 될 운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정말 섣부른 판단이다. 자기절제력과 통제력을 갖추는 아이로 키울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심리실험이 주는 결과의 의미는 연구자가 고안해 낸 최대한의 표준화한 연구방식을 통해 나온 결과를 두고 이것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도의 경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심리학에서 통계적 유의성은 5퍼센트 미만의 오류 허용치를 두고 있다는 말과 같다. , 마시멜로 실험을 다른 곳에서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스무 번 이상 실험을 해보았을 때, 한 번 정도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결국, 반복 검증의 절차를 통해 구체화할 수 있는 공개적 검증 가능성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자연과학과 심리과학이 그 기준점을 다르게 두고 있다. 

심리실험이 갖는 과학적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과학적이지 못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심리실험을 과학적이게 만드는 토대는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자세, 바로 비판적 사고이다. 심리학 연구의 가설과 그에 관한 결론은 많은 실험을 통해 몇 번이고 증명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것이 우리 행동의 모범이 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심리학자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미래를 알려주는 무속인이 아니다. 심리실험은 근거 없이 재미로 보는 심리테스트 같은 것도 아니다. 우리가 심리학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심리학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다.

 

[]

 

[1] Mischel, W. (1974). Processes in delay of gratification. Academic Press.

 

[2] Mischel, W., Shoda, Y., & Peake, P. K. (1988). The nature of adolescent competencies predicted by preschool delay of gratifica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54(4), 687.

 

[3] Baumeister, R. F., & Tierney, J. (2011). Willpower: Rediscovering the greatest human strength. Penguin.

 

[4] Kidd, C., Palmeri, H., & Aslin, R. N. (2013). Rational snacking: Young children’s decision-making on the marshmallow task is moderated by beliefs about environmental reliability. Cognition, 126(1), 109-114.

 

[5] Mischel, W., Shoda, Y., & Rodriguez, M. I. (1989). Delay of gratification in children. Science, 244(4907), 933-938.

 

[6] Martin, D. W. (2008). Doing psychology experiments. Cengage Learning.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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